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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 년에 제사 12번 지내는  종갓집 외며느리, 3킬로 넘는 시장까지 걸어서 양손 가득히 팔이 떨어져라 장 보러 다니시고  나 중학교부터는 등산에 취미가 생기셔서 전국 방방곡곡 높은 산 오르시고 당신 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 배낭까지 지고 다니셨다고 한다.

말년에 배우신 골프 덕에 왼쪽 무릎 상태가 더 안좋으시다.  이제는 등산도 골프도 다 못하시고 집 앞 공원에 산책하시는 정도인데 이 마저도 다리가 아프시니 몸을 점점 안 움직이게 되셔서 예전보다 덜 드셔도 체중은 더 느시고 체중이 느시니 다리에 부담이 되고 악순환이다.

교회 건물  5층 예배당 계단 오르실때마다 우리 교회는 왜 엘리베이터가 안되는 거냐고 계단을 오르실 때마다 아프지만 그래도 수술은 안 받으시겠다고 한다.

맹장 수술보다 더 흔하다는 인공관절 수술인데 수술도 무섭고 재활은 더 무서워 이 정도 아픈거 참고 사신다고 했는데 최근 들어 다리가 더 아프시다고 해서 병원을 모시고 갔더니 ‘당연히’ 수술을 해야 된다고 한다. ( 이미 5년 전부터 수술하라고 권했지만 안 하고 있는 중) 엑스레이 상으로 보면 연골층이 없다.

의사 선생님이 어머니, 하나님이 어머니를 언제 천국으로 부르실지 모르시만 가시는 날까지 몸 보살피시고 건강하게 사셔야 되는 거예요. 나는 아멘! 할렐루야 이러면서 그 의사 선생님은 우리가 예수 믿는지 어떻게 아셨지? 이러는데 엄마는 진료실 나오면서 그래도 안 해.

엄마는 너무 단호하게 절대 수술 안 해 나는 그냥 살 거야.

작년 11월 십자인대 끊어져 다리 절다가 수술하고 완치된 조이의 모습을 보셨으니 강아지도 수술해서 고쳐 사는데 더 늦기 전에 수술하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아유 난 못해.

검사받으신 병원 사이트 찾아서 수술받은 환자들 후기 하나씩 읽어 드렸는데 살짝 마음이 동하셨나 했더니 그래도 난 안 해

슈퍼 가는데 내 또래 여자분이 할머니 무릎 아프세요? 저희 엄마도 수술받으셨는데 지금 잘 걸으신다며 수술받으라고 하셨다고 전화하시면서 난 그냥 살 거야.

지난주 팀모임에서 기도 부탁드렸다.  이 상황을 나누고 엄마가 수술을 선택할 수 있게 함께 기도해 달라고

주일 아침 카페에서 1부 예배 마치신 권사님들 앉아계시길래 권사님들에게 상황을 말씀드리고 의견을 여쭈니 다들 한 목소리로 수술하세요! 89세 어머니를 두신 한 권사님은 어머니가 88세에 수술하시고 지금도 잘 다니신다고 하신다.  

2부 예배 보고 나오는데 친한 권사님이 엘리베이터 앞에 서 계시길래 권사님 엄마가 수술받으셔야 하는데 안 하신데요~ ( 이르는 분위기로) 하니 권사님이 어머니 수술받으시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다니셔야 돼요 하신다.

주차하는데 까지 걸어가는데 아는 집사님을 만나서 집사님 우리 엄마 연골 닳아서 인공관절 수술받으셔야 되는데 안 받으신데요~~ (ㅋㅋㅋ) 했더니 집사님 친정엄마도 작년에 받으시고 지팡이 짚고 다니셨다가 지금은 그냥 걸어 다니신다고 한다.  

이렇게 적고 보니 난 참 끈질긴 데가 있는 것 같다. 어릴 때부터 내가 갖고 싶은 거 있으면 사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지…

그리고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  이제 그만해야겠다 하고 아무 말 없이 오는데 분당 수서 도시 고속화도로에서 엄마가 “ 나 수술할래”라고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나더라

내가 눈물이 난 이유는 기도를 했기 때문이다.  
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셨구나 기도 정말 열심히 해야겠어! ( 결심했어!)

집에 돌아온 엄마가 남편에게 신서방 나 수술하기로 결정했어
그런데 은*가 나 수술한다니까 울어

감동 파괴자 극 ST 남편은 어머니, 은*는 원래 눈물이 많아요.
NF인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어머니, 은*가 어머니 다리 아프신 거 보고 마음 아파했는데 수술하신다고 결정하신 거 잘하셨어요. 얼마나 좋았으면 눈물을 흘렸겠어요.

어쨌거나 저쨌거나 엄마 마음 변하기 전에 병원에 연락해서 수술날짜 잡고 수술 전 검사도 받았다.

아 그리고 하나 더! 로봇 수술하시는 게 더 정확하고 수술부위 절개도 범위도 좁아 출혈도 적고 회복이 빨라 로봇수술을 권했으나 로봇이 수술하는 게 무섭다고 하셨는데 그냥 엄마가 하고 싶은 거 하시게 해야지 했는데 수술 상담하면서 간호사 선생님이 로봇수술 권하시니 전문가가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로봇수술을 선택하셨다. 할렐루야!

시편 21:2 그의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셨으며 그의 입술의 요구를 거절하지 아니하셨나이다.    

하나님! 우리 엄마가 수술하는 날까지 마음을 담대하게 먹으시고 (생각해 보니까 수술 안 할래 이딴 소리 안 하시고) 재활 열심히 하셔서 다시 예전처럼 건강하게 활동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.  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. 아멘



이 사진 우리 엄마와 나를 보는 것 같다.
엄마 사랑해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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